대졸자가 된지도 이틀이나 지났습니다.
인생의 어느 단계에서나 그렇듯이, 대학 졸업도 지나고 보면 정말 별 거 아닌 한 단계에 불과한 거 같습니다.
모든 자유를 다 얻을 거 같았던 대학입학도,
모든 걸 다 해낼 수 있을 것만 같았던 군 전역도,
돌아보면 좀 더 기억에 남는 하루였을 뿐, 수많은 일상 속의 하루로 기억되듯이, 졸업도 그렇게 느껴지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대학을 졸업하는 이유는 더 나은 삶을 추구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가 선호는 공기업, 대기업에 들어가, 소위 말하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삶을 살기 위해선 대학 졸업장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요즘은 입학때부터 학점을 관리하고, 취업에 도움이 되는 여러 활동을 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만큼 학교에서 하는 과생활이나 동아리 활동에 참여하는 학우들의 수도 많이 줄었다고 기사를 통해 접했습니다.
시대가 시대인만큼, 그리고 개인이 추구하는 목표가 다른만큼,
지금의 트렌드가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 없고, 옛날의 캠퍼스 문화가 옳다고도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졸업을 하면서 느낀 한 가지는 "대학은 대학으로써 나름의 의미가 있다"입니다.
저는 학교 생활을 하지 않았습니다. 어짜다 보니 학외활동에서 재미를 찾아, 그 활동에 열중하다보니 학교는 수업만 들으러 오는 곳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군 전역 후에는 강제로 "집-수업-도서관-수업-집" 코스가 일상이 될만큼, 과 동기 한두명 정도만 남게 되었습니다.
물론 저는 모두가 부러워하는 대기업에 취직했습니다. 여기서 제가 이 말을 하는 이유는 제 자랑을 위해서가 아닙니다.
학교 활동을 안하는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유가 구직활동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만큼, 저는 상기의 관점으로 본다면, 성공한 대학생활을 보낸 거라 할 수 있겠죠.
하지만 같이 졸업을 하며 사진 찍을 과동기 한 명 없고, 삼삼오오 모여서 졸업사진을 찍는 추억은 만들지 못했습니다.
학과 졸업식에 참석해서도 아는 사람 하나 없이, 참석한 교수님들과는 일면식 하나 없는 졸업은,
본인의 성취물이 무엇이 되었든, 졸업이라는 즐거움을 경감시킨다고 확신합니다.
짧게는 4년, 길게는 10년까지, 우리의 가장 아름다운 20대의 대부분을 보냈던 대학생활을 마무리하는 의미 있는 날에
저와 같이 뒷늦게 후회하는 후배님들이 없기를 바라며, 대학 나름의 의미를 찾아 나가시기 바랍니다.
대학은 대학 나름의 의미가 있고, 그 의미를 찾으며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사람이 진정한 승자라고 생각합니다.
아무쪼록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졸업후기를 남길 생각이 없었으나, 후기글 하나 없다고 아쉬워하시는 글을 보고 이렇게 남깁니다.
우리 학우분들 모두 개강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