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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동국대 법학과 09학번, 서강대 로스쿨 6기 재학생이다.

현재 로스쿨이 개원 이래 매우 복잡한 상황을 겪고 있다.

법무부가 사시폐지를 4년 유예하기로 선언하자, 전체 로스쿨 25개교 학생 전원이 학사일정 참여를 거부(수업 및 시험 모두 거부)했고, 이어서 25개교 학생 6천명 전원이 자퇴하기로 결정했다.

오늘은 25개교 교수진 전원 사법시험 및 변호사시험 출제 거부선언을 했고, 전국 로스쿨 3학년 학생 전원이 변호사시험 응시 거부의사를 밝혔다. 그러자 법무부에서 사시폐지유예는 확정된 공식입장이 아니라고 발뺌을 했다.

법무부는 유관기관과 여러 부처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최종의사를 타진하겠다고 했는데, 가장 중요한 로스쿨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말은 1g도 없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계속 사법시험이 희망이 사다리니, 로스쿨은 금수저만 다니는 곳이며 현대판 음서제니 하면서 여론을 조성하고 있다.

나는 그들에 대한 적개심으로 이 글을 썼다.

 

1. 로스쿨은 금수저들만 다니는 곳이다.

가장 흔히 하는 말이다. 금수저 드립.

오히려 사법연수원이야말로 금수저들의 천국이다. 로스쿨에는 평범한 사람이 훨씬 많다. 등록금 전액에 기숙사비까지 지원받는 경제적 사회적 취약계층들도 많이 다니고 있다. 나는 집안 형편은 개털이지만 대출 받아서 등록금 내고 있고, 취업하면 결국 갚게 될 돈이다. 사법시험이었다면 나 같은 사람은 변호사는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다.

나에게는 소수의 합격자를 위해 대다수의 낭인을 양성하는 정신 나간 제도에서, 얼마의 시간과 얼마의 돈이 들어갈지도 모르는 불확정성 속에 스스로를 내맡길 만큼의 용기가 없다. 그리고 우리 가족에게는 그런 모험을 용인할 만큼의 참을성과 재산이 없다.

돈이 있는 자에게는 수천만원의 등록금을 요구하고 돈이 없는 사람에게는 등록금 부담 없이 자격증을 따게 해 줄 수 있는 로스쿨 제도가 공정한가? 아니면 돈이 있든 없든 똑같은 기회비용과 비등한 금액의 지출을 요구하고, 집안으로부터 전폭적으로 지원받는 학생과 가정형편이 어려운 고학생에게 똑같은 수준의 노력을 요구하는 사법시험 제도가 공정한가? 이것은 이해관계의 문제도 밥그릇의 문제도 아니며, 이성과 상식의 문제일 뿐이다.

나는 금수저가 아니다. 필기구 한개 사는 것에도 벌벌 떨고, 밖에서 밥을 먹는 것이 부담스러우며, 학생식당 식권 가격이 몇백원 오르는 것에 한숨을 쉬는 지극히 평범한 서민 학생이다. 우리 아버지는 사법시험을 15년 준비했다가 낙방한 조촐한 농부이고, 우리 어머니는 지금은 폐교된 교대를 졸업하여 우여 곡절 끝에 평교사로 정년을 맞이하는 교사이다. 우리는 시골에 조상 대대로 내려온 작은 집을 두 채 갖고 있고, 우리 아버지는 13년이 된 라보 트럭을 몰고 다닌다. 그런 우리 집의 단촐하고 녹슨 수저들을 누군가 멋대로 가져다 도금해 놓고 있는 것에 심대한 불쾌함을 느끼며, 그렇게 억지로 도금된 수저는 오로지 나 같은 서민 자녀들에게 상처를 주는 데나 쓸모가 있는 물건이다.
 

2. 로스쿨생들의 법학지식은 사법연수원 출신들보다 모자라다.

교과서를 얼마나 잘 외우는지, 객관식을 몇개 맞고 논술형에서 몇문장을 더 쓰는지는 법률가에게 필요한 자질과 큰 관계가 없다. 법률가에게 진정 필요한 능력은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관찰력, 필요한 증거를 적확하게 제시하는 날카로움,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집념, 의뢰인을 실망시키지 않는 성실성, 그리고 이것들의 전제가 되는 양심과 신뢰이다. 가장 중요한 이러한 요소들에 대한 평가를 거의 하지 않아온 사법연수원 체제에서 얼마나 많은 병폐들이 생겼는지는 지난 수십년 동안의 전관예우, 법조카르텔, 끌어주기문화, 배타적인 집단이기주의가 증명해 왔다.

로스쿨 출신들에게는 배타적인 집단이기주의는 존재하지 않는다. 끌어주기문화도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 모두는 로스쿨 입학 전 이미 학부를 졸업했다. 직장을 다니다 온 사람, 아이를 키우다 온 사람, 대학원을 다니다 온 사람, 사업을 하다 온 사람... 모두 출신성분도 다르고 이해관계도 다르며 지향하는 바도 다르다. 우리는 어린 시절의 감수성을 고시공부에 바치지 않았으며, 모두 제각각 개성이 있고 관점이 있다. 아무리 서로 뭉치려 해도 잘 뭉쳐지지 않는다. 그러니 선후배끼리의 연결고리도 희박한 편이며, 연수원 특유의 '기수 문화'도 존재하지 않는다. 사실 3년간 함께 부대끼다 보면 정이 들기보다는 학을 떼고 나가는 경우가 많다. 물론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 졸업 후에까지 계속 연락도 하고, 잘하면 동업관계로도 발전하지만, 이것은 인간적인 연결에 불과하며, 공고한 법조카르텔로 귀결될 만한 그 어떤 단초도 없다.

법학지식은 책을 찾아보면 그만이다. 판사들도 일일히 조문과 판례를 찾아보고 논문을 검색한다. 사법시험이든 변호사시험이든, 수험을 위해 축적한 지식의 대부분은 합격 후에는 증발해 버린다. 로스쿨 출신들보다 사법시험 출신들이 클라이언트에게 더 만족스러운 법률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실증적인 근거는 존재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영원히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로스쿨 출신들의 뛰어난 외국어능력과 다양한 사회적 문화적 경험들이 사회에 더욱 큰 도움이 된다. 실제로 사법시험 단일체제일 때와 비교하면 괄목할 정도로 공익인권분야 종사자들이 많아졌으며, 경찰이나 공공기관, 공기업 등 수많은 분야로 변호사들이 침투해 들어가고 있다. 직업의 폭은 날로 다양해지고 있다. 판검사가 되거나 대형로펌에 취직하는 것이 더이상 미덕이 아닌 시대를 로스쿨이 열어젖혔다.


3. 고졸이 법률가가 될 수 있는 길이 막혔다.

애당초 고졸이 응시할 수 있다는 것은 허울 좋은 개살구일 뿐이었다. 도대체가 사법시험이 고졸이 합격할 수 있는 구조이기는 한지 몹시 의문인 것이다. 지난 10년간 고졸 중 사법시험에 합격한 이들이 몇명인지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검색해보면 간단히 알 수 있다. 그리고 지금껏 사법시험 시절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상당히 유의미한 숫자의 독학사와 방송통신대학교 출신들이 로스쿨에 입학했다. 편입생도 아니고, 학벌세탁자들도 아니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 변호사가 되어 각자의 길을 찾아가고 있다.

그리고 도대체 기성법조계가 언제는 고졸을 사람 취급이나 해주었던가? 내가 존경하는 한 고졸 출신의 사법시험 합격자는, 그 스스로 우수한 성적으로 판사에 임용되기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고시엘리트주의의 병폐를 일찍이 깨닫고 로스쿨 도입을 제안했다. 그리고 그는 세상을 등질 때까지 '가방끈이 짧아서...'라는 식의 푸대접을 받고 살았다. 나 같은 놈이 그보다 가방끈이 길다는 사실이 언제나 부끄러울 따름이다. 개새끼들.


4. 로스쿨은 음서제다.

한 명 한 명이 귀중한 인재이다.

입학하는 사람 한 명 한 명이 학교로서는 소중한 잠재적 아웃풋이라는 이야기이다.

어설픈 사람을 한 명 뽑을 때마다 학교로서는 막심한 손해이다. 최대한 다양한 사람들을 뽑아 인재풀을 늘려놓아야만 유의미한 아웃풋을 낼 수 있다. 뽑힌 사람들은 변호사시험에 붙을 정도로 실력이 있어야 하고, 다양한 분야로 취업할 수 있도록 생명력이 강하고 경험이 많은 사람들이어야 하며, 인망이 있고 신뢰감이 담보되어 있어 그 로스쿨을 망신시키지 않을 만한 사람이어야 한다. 그래서 자기소개서와 면접을 평가요소에 집어넣는 것이다.

아웃풋에서 밀리면 다른 학교와의 비교에서 우위를 잃게 되고, 로스쿨 세계에서 해당 학교의 위치도 흔들리게 된다. 냉혹한 시장경쟁체제에서 능력 없는 사람을 빽 때문에, 돈 때문에 뽑을 정도로 멍청한 로스쿨이 있다는 사실을 나는 믿지 않는다. 그런 곳은 존재하지 않는다. 적어도 한반도 38선 이남에는.

시장만능주의와 스펙지상주의에 찌들었다고 욕할 때는 언제이고 이제 와서 음서제라고 욕을 하는지 의문이다. 상식적으로 시장체제와 음서제는 양립 불가능하다.

신기남이라는 자의 압력을 경희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원장이 대놓고 거부한 것만 보아도 확연히 드러난다. 실력없는 놈 졸업시험 통과시켜 달라는 청탁 받아들이고 나면 그로 인한 손해는 고스란히 학교가 떠안는데, 테뉴어까지 받고 철밥통 안고 있는 교수들 중 징계와 불이익을 감수해가면서까지 그런 칠푼이짓을 할 만한 인사는 없다. 국회의원이 아니라 국회의원 할애비가 와서 입시과정이나 졸업시험, 변호사시험에 대한 부정청탁을 넣는다 한들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만약 그들의 청탁이 받아들여져서 특혜가 실제로 주어진다면 그것은 음서제라고 할 만 하겠지만, 그런 사례는 들어본 적 없다. 아니 음서제가 통했으면 나 같은 개털은 입학을 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나는 학부생 시절 반지하방에서 자취를 했다. 혼자 밥 해먹는 일이 많았고, 자주 도시락을 싸 다녔다. 만일 로스쿨에 부정입학한 사람, 부정졸업한 사람, 변시 부정합격한 사람의 이름을 단 한명이라도 댈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내 자격증을 반납하고 기꺼이 그의 가정부가 되어 평생 도시락을 챙겨주리라. 물론 내 돈으로.

국회의원의 아들인 금수저 학생, 나같은 서민 농부의 아들인 흙수저 학생, 나보다도 못살아서 학비를 면제받고 다니는 無수저 학생들이 다함께 공부하는 곳이 로스쿨이다. 입학한 서민의 자녀들에게 로스쿨은 음서제라고 말한다면 아마 그들은 속으로 비웃을 것이다.


5. 로스쿨은 학벌을 차별한다.

로스쿨은 학벌을 차별한다.

로스쿨은 독서량을 차별한다.

로스쿨은 영어를 차별한다.

로스쿨은 학점을 차별한다.

로스쿨은 봉사활동시간을 차별한다.

로스쿨은 자격증을 차별한다.

당신들은 학교 입학 당시에 차별을 안 받았나? 아니면 취업할 때 차별을 받지 않을 줄 아는가? 연수원에서도 차별은 늘 존재해 왔고 어떤 대형로펌에서는 서울대 이외의 학교가 학교로 대접받지도 못한다. 학벌주의는 연수원에도 있으며, 심지어 청와대에도 있다. 차별은 어느 사회에나 존재하며, 우리 모두가 혁파해야 할 고질적인 악이다. 하지만 그만큼 어느 정도는 우리 스스로 극복도 해야 하고, 견디기도 해야 한다.

입학전형에서 학벌을 안볼수는 없다. 하다못해 대학입시도 검정고시 출신보다는 특목고 출신에게 더 호의적이다. 하지만 학벌은 수많은 평가요소들 중 하나일 뿐이다. 자격증, 영어, 학점, 사회경력, 독서량, 글솜씨, 봉사활동, 문제의식, 수상내역과 같은 여러 지표들이 있고, 학벌은 그 중 하나의 요소에 불과한 것이다. 그리고 학벌을 극복하고 로스쿨에 입학하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학벌이 부족하다면 다른 것으로 극복하면 그만이다. 물론 동국대 출신은 서울대 로스쿨에는 입학할 수 없다. 하지만 서울대 로스쿨만 로스쿨인 것도 아니고, 결국 변호사로서의 네임벨류는 시장에서 얼마나 글 잘쓰고 말 잘하느냐에 달려있다. 서울대 로스쿨을 나왔어도 졸필에 말더듬이는 시장에서 도태되는 것이고, 방통대를 졸업해서 제주대 로스쿨을 나왔어도 대법원 판례를 바꿀 정도의 능력자는 존경받는 변호사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로스쿨 제도에서 학벌을 극복하는 일이 연수원 체제에서 학벌을 극복하는 일보다 훨씬 쉽다. 당장 동국대학교만 해도 매해 사시 합격생보다 로스쿨 입학생이 더 많은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실제로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의 출신학부가 사법시험 출신 변호사들의 출신학부보다 두 배 이상 스펙트럼이 높다는 것은 이미 수많은 통계가 입증하고 있다. 나는 내가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별의별 대학들의 존재를 로스쿨에 입학하고 나서야 처음 알았다. 사법시험 시절에는 어림도 없었던 일이다. 특히나 지방대를 나온 지역의 인재들이 어마어마하게 많아졌다.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로스쿨제도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스카이 카르텔을 깨었다는 것.

이 글을 쓰는 나는 검정고시 출신이며, 수시입학자이고, 비주류 집안에, 비주류 학부에, 비주류 로스쿨 출신이다. 나 같은 사람에게도 법조인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준 검정고시제도, 수시제도, 로스쿨제도에 감사한다. 또한 20년이 지난 후 내가 서울대 출신 서울대 로스쿨 졸업자에게 밀릴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학부 선배들 중 종종 로클럭에 임용된 분들의 소식을 전해 듣는다. 그분들의 시장에서의 화력이 막강할 것임을 믿는다. 내가 만난 그들은 그 어떤 명문대 엘리트에 뒤지지 않을 정도의 날카로움과 통찰력을 갖고 있었다. 나도 언젠가 그분들과 함께 이름이 거론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실력은 학벌이나 성적이 아니라, 클라이언트가 인정할 때 비로소 입증되는 것이다. 로스쿨 입학자들의 출신학부가 사법시험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다양한 것은, 이러한 사실이 이 바닥에서 이미 '완성된 사실'로 되었기 때문이다.


6. 사법시험 제도와 투트랙으로 가면 안되는가?

법무사, 세무사, 노무사, 회계사, 변리사, 공무원시험이 투트랙이 아닌 이유를 생각해보라. 투트랙은 그 자체로 국가적 낭비이다. 차이는 차별을 조장할 수밖에 없다. 한 쪽이 이기면 계급이 나누어지는 것이고, 두 쪽의 세력이 팽팽하면 분열이 조장되는 것이다. 전자는 신분제도이고, 후자는 붕당정치이다. 둘 모두 고비용 무효율임은 수많은 국가들의 역사가 지겹도록 입증해 온 바이며, 언제나 분열을 위한 유지비는 고스란히 시민의 세금에서 도출되어 왔다.

우리는 로스쿨 출신들이 사법시험 출신에 대항해서 똘똘 뭉치기를 바라지 않는다. 우리는 사법시험이 없는 세상에서, 서로 뭉치지 않고 사분오열 흩어져, 손잡고 완장질하지 않고, 선후배끼리 끌어주지 않고, 같은 학부출신끼리 결합하지 않기를 바란다. 학문도 개인전으로 뛰고, 시장에서의 활약도 개인전으로 뛰기를 바란다. 클라이언트도 그것을 원할 것이다.

일전에 노회찬이 야권연대를 왜 하냐는 질문에 대하여 "우리나라와 일본이 비록 사이가 안좋지만 외계인이 쳐들어오면 함께 맞서 싸워야 하지 않겠습니까"라고 응수한 적이 있다. 핵심을 정확히 찌른 말이다. 공통의 적수가 생기면 쓸데없이 연대하게 되고, 뭉치게 된다. 이것은 법조카르텔을 깨고 법조인들의 출신성분을 다양화하자는 로스쿨제도의 취지에 반한다. 애당초 사법연수원은 하나회 폐지 이후 육군사관학교식 교련방식을 법조인 양성 시스템에 받아들인 결과물이다. 보수적인 생활패턴, 단결주의적 풍토와 기수문화를 핵으로 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로스쿨은 그것과 정확히 정반대적인 기능을 하는 곳이다. 병존하기 힘든 것이 아니라, 병존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지금껏 로스쿨생들은 잘 단결하지 않았다. 합격률이 내려가고, 언론에서 로스쿨을 때려대고, 안 좋은 여론에 시달리는 상황에서도 뭉쳐서 제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그만큼 서로 끌어주거나 결속하기가 힘든 집단인 것이다. 그런 우리가 지금 개원 이래 처음으로 전원 자퇴서를 내가면서까지 목소리를 내는 것은, 그만큼 사람들의 오해와 편견 그리고 무지가 도에 지나치게 심하다는 것을 이제서야 인지했기 때문인 것 같다. 정말이지 참아줄 수가 없다.


7. 사법시험 제도는 희망의 사다리이다.

로스쿨 학생들,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 중에는 등록금을 안 내고 다니는 극빈층, 새터민, 장애인, 독학사 출신, 방통대 출신, 지방사립대 출신이 수두룩빽빽하게 넘쳐난다. 하지만 그들 중 변호사 자격증을 신분상승의 사다리로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변호사 자격증이 무슨 유세도 아니고, 권력도 아닌데, 뭐 높은 곳에 있다고 사다리씩이나 걸쳐놓고 오른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사다리라는 말부터가 잘못된 것이다. 변호사 자격증은 그저 라이센스일 뿐이다.

변호사는 갈수록 많아져야 한다. 쪽방 변호사, 실업자 변호사, 무변촌 변호사가 점점 더 늘어나야 한다. 변호사 수임료는 낮아져야 하고, 이 사회에 변호사가 발에 채일 정도로 많아야 한다. 독점시장보다는 자유경쟁시장이 좋다. 비싼 가격보다는 적당한 가격이 좋다. 성공이 보장되는 직업보다는 경쟁이 불가피한 직업이 사회에 더 이롭다. 그래서 로스쿨 정원이 2천명에 육박하는 것이다. 

사법시험 존치를 주장하는 변협이 사법시험 합격인원 2천명을 주장하는 경우를 단 한번도 본적이 없다. 그들의 목적은 오로지 변호사 숫자를 줄여 기득권을 공고히 하려는 데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국민들이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에 공급받아야 한다는 당위에는 한줌의 관심조차 없다. 그리고 그 허울 좋은 '사다리'를 오르다 떨어져 곤두박질치는 수많은 사람들의 눈물에도 관심이 없다. 지금까지 없었고, 앞으로도 영원히 없을 것이다.

괴랄한 나라다. 개천에서 용 난다는 속담이 있다면, '개천'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반성하고 사회적 빈곤과 불평등을 없앨 생각을 해야지, 어떻게 '용'에 초점을 맞추어서 고시엘리트주의를 유지할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 엘리트주의의 이면에는 열등감이 자리잡고 있다. 없애야 한다. 개천을 버리고 혼자 승천하는 용을 경외의 눈빛으로 바라보는 풍토를 조장하는 학자들과 정치인들이 언젠가는 사회적 사형선고를 받는 날이 오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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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된 자료이기는 하지만, http://www.peoplepower21.org/Judiciary/1061671

글쓴이가 든 예시는 대체로 이것을 참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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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넛쿠락뽕깍 2016.05.05 02:32
    뱅글러님 ! 지나가던 놈인데요! 10인데 09 께서 유부남이시라길래 급 초조함을 느끼고 갑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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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르트벵글러 2016.05.09 00:10
    곧 그대의 운명적 짝이 나타날 거입니다. 두 손 모아 기도할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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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ym322 2016.05.06 04:14
    게시판에서 댓글다는 행위를 변태라고 하시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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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르트벵글러 2016.05.09 00:09
    쓴지 5달 된 글에 쫓아다니며 댓글다니는게 변태짓이 아니면 뭐에요? 그렇다고 건설적인 토론을 붙자는 것도 아니잖아여. 물론 변태짓이 나쁘다는 건 아니며 적극 권장되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냥 개인적으로 오래된글에 알림뜨는게 어색해요.^^;; +우리 같은 변태들이 서로 뭉치고 돕고 살아야 변태들의 외연이 확장되지 않겠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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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입생 시절 우연히 보았던 이 글이 다시 생각나 들어와 보았습니다. 저는 군대를 갔다가 다시 수능을 쳐 인문쪽을 전공하고 현재 수료 중인 학부생입니다. 저는 가정 형편이 넉넉치 않았지만 로스쿨에 들어가고 싶다는 목표를 잡아 열심히 학교생활 했고, 그 결과 8학기 동안 한 번도 장학금을 놓친 적이 없었습니다. 로스쿨 준비를 위해 학원에 갈 돈이 없어서 집에서 독학으로 리트를 준비하고 있고 7월달에 시험을 앞두고 있습니다. 법률저널 모의고사 성적이 너무 저조해 상당히 멘탈이 나가있는 상황이었는데, 오랜만에 이 글을 읽고 다시 마음을 잡으려고 합니다. 저는 주변에 로스쿨 준비하는 사람이 없어서 참 답답하기도 하고 외롭기도 했었습니다. 제가 학교에 들어왔을 때 형님께서 (학번상 형님이라 편하게 호칭하겠습니다.) 계셨더라면 많은 조언을 구했을 거 같은 데 참 아쉽습니다. 이제는 디연에서 활동하시는 거 같지 않으셔서 이 글을 읽으실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학교 선배님으로서 자랑스럽니다. 건승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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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섹시한 노래기 2020.06.27 22:37
    ㅋㅋㅋ 가끔 들어는 옵니다. 힘들면 연락하세요 01050546327 푸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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